Bill Douglas - The Splendor Falls
THE SPLENDOR FALLS
Bill Douglas
크로스오버 음반 '어스 프레이어' '애프터글로'
작품성과 상업성의 공존. 이것은 지구촌의 모든 뮤지션들이 짊어지고 있는 어려운 과제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이 늘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기에 해답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수의 음악에 의해 음반시장 전체의 균형이 지탱되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이런 음악의 판매량이 적다해서 음악성까지 낮게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뉴에이지/크로스오버의 명문레이블 하츠 오브 스페이스는 뛰어난 음악성과 순결하고 인간적인 서정미를 담은 음악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동안 해온 켈틱음악들의 현대적인 재해석은 90년대 크로스오버의 지평을 넓혀왔다. 오직 차트성적이 우선하고, 그 결과가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요즘의 현실속에 이 레이블의 존재는 참으로 고결하게 느껴진다.
최근 하츠 오브 스페이스에서 발매된 두 장의 음반은 이런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다. 국내에서도 인기만점인 크로스오버 건반연주의 일인자 빌 더글라스는 한점 흠집 없는 영롱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엘레지>와 <딥 피스>를 통해 국내 클래식 팬에게까지 사랑을 받은 그의 연주는 여전히 아름답다. 미국의 아스 노바 싱어즈와 함께 한 <어스 프레이어> 음반은 건반 하나하나에 맺힌 영롱함이 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준다. 하츠 오브 스페이스를 대표하는 또 한 명의 건반 연주자 마이클 호페와,작년 <문 고스츠>라는 연주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스위스 출신의 첼로연주자 마틴 틸만, 플루트 연주자 팀 휘터. 이렇게 막강한 크로스오버 삼총사가 함께 한 <애프터글로우>음반은 이 레이블의 음악적 순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클래시컬한 분위기 속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교감을 나누는 세 명의 연주는 낭만적이고 감미롭게 다가온다.
언제부터인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냐라는 질문에 반사적으로 “인간적인, 따스한 인간미가 담긴 음악이 좋다”는 답을 해왔다. 하늘 한 번 편안하게 쳐다볼 여유조차 없이 숨가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서정미와 휴식의 의미가 담긴 두 장의 음반을 권유하고 싶다.
대중음악평론가 / 송기철
한겨레신문 1999년 12월 9일
Earth Pr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