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

돈의 위력

에스쁘레소 2010. 11. 30. 09:31

 

 

 

누구나 평균적 생활을 영위함에  불편을 겪지 않고

생각한 것을 거침없이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삶의 필요조건 “돈”

속물스럽다는 인상을 줄까봐 흔쾌히 표현하지 않지만

현실 중시하는 우리는 돈의 위력을 다 체감하며 살고 있다

주어진 삶이 이상 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고

그 이상과 더불어 금전까지 여유롭다면 인생살이가 그리 흉하지 않으리라


월요일에 편집회의가 있었다.

12월 중순에 책이 나오니까 인쇄소 사장이 점심을 대접한다고

멤버들에게 공지했던 사실을 잊고 있었다.

 

넓은 평원처럼 펼쳐진 언덕위에 이스턴힐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식구가 아닌 다른 타인이 점심을 쏜다는 빌미로

그리고 샐러드바에서 무한 리필 할수 있다는 변변찮은 이유로

금액과 무관한 사람처럼 우아한(?) 장소를 정한 것이다.


평소에 7000원 정식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곤 했던 우리가

20000원 정도의 식사는 가히 특별한 날이 아니고는 상상하지 않는다

근데 타인이 대접하겠다는 말에 우린 이심전심 비싼 곳이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눈빛으로 만장일치 그곳에 동의한 터다.


볕 좋은 화사한 날,

마치 노란병아리를 풀어놓으면 평화로운 농장 같은 곳,

시원한 바다와 갈대가 어울러져 사각의 롤스크린이 방해가 되는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코스 요리를 하나하나 접하니

우리 모두는 엘레강스의 분위기에 걸맞는 숙녀처럼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사람은 갖추고 있는 차림새에 따라 언행이 달라질수 있다

시원한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 특히 중후한 정장을 착용할때

혹은 캐쥬얼과 스니커즈를 코디할때와는 사뭇 다름을 느낀다.

편하면 편한데로 옷맵씨가 다르며  긴장과 자세 역시 같을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식사를 위해 들리는 식당일지라도

그 분위기가 주는 무드에 따라 사람의 품격이 각각임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갈대의 흐느적거림에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는 것이 눈에 잡힌다

고기 먹은 후 커피라는 디저트가 정석인냥 주문하니

방금 로스팅한 커피향이 얼마나 후각을 향기롭게 만드는지

웰던을 즐기는 내게 미디움의 등심이 산뜻하지 않음까지 상쇄시키기에 충분했다

돈의 위력 앞에 다시 소박한 행복을 누린 것에

감사함을  보탠 하루라고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