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프리덤 ㅡ작가와의 만남
빨갛게 노랗게 물든 가을 풍경이 참 아름답다. 자고 나면 하루하루 달라지는 가을의 풍경들. 만추의 11월이 찾아오면 아름다운 단풍의 향기가 극에 달해 영혼에 묻은 일생생활의 먼지까지 씻어주리라.
가을비에 초록 잔듸가 더 진한 색을 뿜어대는 미술관의 풍경도 한폭의 수채화처럼 말갛다. 기분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날. 미소가 아름다운 정혜작가와의 만남이 미술관 카페에서 잇엇다.
카페창가의 뷰는 가을 이미지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같아 마치 페치카가 곁에 잇는 훈훈한 사랑방같다.
작가와 독서토론회 멤버 9명 모두 10명이 작가의 신작 "구룡포 프리덤" 손때 묻지 않은 무공해 책을 앞에두고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잇엇다. 금방 인쇄한 책이라 말하지 않아도 우린 공범자의 눈빛같은 무언으로 알수 잇엇다. 책의 내용이 어떠하던 따끈한 잉크 냄새만으로 호기심이 생기는데. 단편집의 무대배경이 내가 뿌리를 내리고 잇는 내주변 지역이라니 책을 펼치지 않을수 없겟다.
빨간 베레모가 썩 어울리는 작가는 자기가 경험한 인생을 넌픽션과 픽션을 조물조물 버무려 우리 앞에 내놓앗다. 작품들이 모두 신춘문예에 응모한 글이고. 본선까지 올라갓다니 글을 풀어내는 솜씨는 검증받은것 같다. 기량과 열정이 넘치는걸 보면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며 손수 사인을 해주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다음 잡힌 스캐쥴로 인해 더 많은 대화는 할수 없엇지만. 한시간 남짓 소통하며 그녀에게 친근감을 많이 갖게된 기회엿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뮤지컬 "어링불 도깨비" 직접 대본과 작사를 담당한 무쇠의 노래를 무대에 올린다고 홍보하니, 짬을 내어 감상하는 걸로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
대화를 마치고 미술관을 나오니 빗방울은 더 굵어져잇다. 비 오는 풍경은 늘 달갑지 않지만 좋은 사람과의 풍요로운 시간을 갖은 탓에, 비도 편한 휴식의 일부처럼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