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

캐리어 파손

와인매니아1 2017. 1. 10. 04:29

 

 

 

 

 

 

 

 

 

 

 

 

 

 

 

 

 

 

 

 

아침에 자리에서 눈뜨니 익숙한 색의 천장이 동공에 잡힌다. 어제까지 밀라노의 이비스호텔에 잇엇던게 맞나 의심이 든다. 이제 2주간의 여행을 마감하고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여행 첫날부터 언잖은 일이 생겨 여정이 불안햇엇다. 폴란드 쇼팽 공항에서 수화물을 찾는데 내 캐리어가 파손되어 잇다. 얼마나 함부로 던졋는지 케이스 겉면이 깨져잇고 바퀴까지 벗겨져 끄는 순간 털털~ 소리가 주변인의 시선을 끄는 것이다. 불편한 소음은 주변들에게 민망하기 짝이없고 호텔 도착후 캐리어 밀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엿다.

 

드디어 귀국 후 인천공항 수화물 파손 신고를 청햇더니 아시아나 직원이 상태를 보고 서류를 꾸미고 한마디 한다. 일주일 안에 신고해야 보상이 가능한데 시일이 지나 여행자보험으로 처리해야된다고 책임을 미룬다. 한국인은 책임 떠넘기는데는 가히 금메달감이 아닐까싶다.

너네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책임을 질건가 하는 불편한 질문만 던지고 뒤돌아섰다.

 

사실 10시간 비행동안 예민해져 잇엇다. 하필 좌석이 화장실 가까이 잇어 사람들의 출입과 물내리는 소음이 거의 히스테리를 일으켯다. 수면을 취하려 일부러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번갈아 주문햇지만 취기는 커녕 눈은 초롱하다. 급기야 두통까지 몰려와 승무원에게 진통제를 갖다달라고 햇다. 또한 이탈리아 베니스 여행부터 허리가 아파서 파스 붙이고 진통제를 먹으며 여행을 햇다. 유럽은 장거리 이동이 많은 탓이다.

 

그런 컨디션에 인천공항 도착후 파손신고에 무책임 반응을 접하니, 그동안 만낫던 여행지의 친절하고 해맑은 미소들과 대비되는 모습에 실망이 몰려든 것이다.

그나마 비행 중 먹은 컵라면은 아직도 여운이 남을 만큼 근사한 간식이엇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나쁜 기억보다 감동과 감탄의 좋앗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또 나의 여행 히스토리를 늘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