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쌀쌀한 기운이 늘 일상처럼 유리창에 순도 높은 서리를 뿌렷다. 바람의 뒷자락에선 마른 낙엽이 종잇장처럼 흩날린다. 따가운 나라에서 머물다 온 후유증인지 날이 더 춥게 느껴진다.
어저께까지 뉴질랜드의 여름을 온몸으로 포옹하고 잇엇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포항의 이른 봄기운 꽃샘에게 맥없이 무너진다.
목넘김이 수상해 겁이 나 병원에 다녀왓다.
목감기인지 기침이 불편할 정도로 기어나온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다.
날 기다리는 애견 아코는 그사이 더 초라해져 안쓰러움에 내 시선이 그녀석의 반경을 쫓아다녓다. 또 4마리 길고양이는 어느 새 산달이 임박햇는지 배가 불룩하다.
이번에는 어미도. 그의 새끼도 둘 다 임신햇는지 움직임이 퍽 둔하다. 걱정이 태산이라는 말이 정답이다.
다시 시작되는 일상이 여행처럼 느긋하거나 우아하지 않다. 아직도 뉴질랜드의 초원과 양. 소들의 한가함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푸른 초지의 자연이 그리워진다. 내 삶의 터전은 초록보다 시멘트의 잿빛이 눈을 채우고 잇어 갑자기 답답하다. 그래도 적응해야 되겟지.
차량수리가 꽤걸려 마음데로 움직이는것도 어렵다. 문명의 편리에 너무 깊게 담긴탓이다.
여행동안 맛잇게 먹엇던 음식들. 육우스테이크 양고기. 사슴 등 섭취한 것을 덜어내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해야한다. 분주한 일상이 어어지리라.
지난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마도 맑고 깨끗한 푸른 자연의 미소를 닮은 그곳, 뉴질랜드의 여유로운 그곳이 그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