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부처님오신날.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오색연등 물결이 옥천사를 수놓고 잇엇다. 화창한 햇살이 군데군데 쏟아져 세상을 밝히는 연등 사이로 내리 꽂힌다. 평소 신자도 아니고 또 사찰을 방문하지 않다가 부처님오신날은 나들이삼아 사찰을 들리고 싶어진다. 우리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잇는 옥천사로 남편과 동행을 햇다.
가는 길목부터 교통혼잡이 일어나 방문객의 밀도를 가름할수 잇엇다. 인근 주민센타에 파킹을 하고 팟팟한 햇살을 체험하기로햇다. 교행하는 차량들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아 서로 대치 상태인채로 기운찬 목소리만 높인다.
오늘 자비로운 마음과 풍요로운 세상을 펼치자고 설파한 부처님날인데 우리 앞의 실제 상황은 아이러니다.
넓은 정원과 법당은 각각의 염원과 기도로 사람의 진한 향이 넓게 퍼지고 잇엇다. 눈치껏 예를 올리고 맛잇다는 절밥ㅡ비빔밥을 먹엇다.
식당안에는 모두 피난민처럼 빼꼭히 앉아 북새통을 연상시키며. 일순 밥그릇을 들고 어디로 가야할지 분간할수 없다. 남편이 가지말자고 햇던말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여하튼 번개불에 콩볶듯이 입안에 밀어넣고 황급히 자리를 내어주엇다. 경내를 둘러보고 또 부처님게 못다한 부탁도 드리고 싶은데. 우린 디저트를 들기위해 엔제리너스로 왓다.
바닷가 카페는 모두들 사찰로 나들이 갓는지 한산하다. 북적이던 곳에서의 산만함이 정적으로 바뀌니 숨쉬기가 수월해진다. 게다가
바깥날씨와 달리 실내는 에어콘 혹은 해풍으로 조절해서인지 쾌적하다. 마음의 여유는 이렇게 한가함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나보다. 우리앞에 무한한 시간이 주어지니 딱히 할게 마땅찮다. 그래서 '특별시민' 영화를 보기로 햇다.
현 상황과 시의적절한 '선거'라는 키워드가 맞는 '특별시민'영화 .한창 선거유세가 거리의 무법자처럼 소음을 유발시키는 현실에 어울리는 영화라 공감이 많이 일어낫다. 감상후 급히 먹은 비빕밥은 얼마후 허기를 몰고 오는지 영화속의 고기와 상추쌈이 생각낫다.
원조쌈밥집에서 허기진 배에 삼겹살 3인분과 쌈채소를 가득 얹엇더니 급기야 과식의 붉은 등이 깜박거린다. 그래도 속을 든든히 메우고 나니 석가탄신일이 풍요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