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

9번째 사랑하는 준호에게

와인매니아1 2012. 1. 8. 19:43

준호야, 

지구온난화로 삼한사온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공존하나보다,

내일부터 기온이 떨어진다고 예보하니 다시 보온을 염두에 두어야겠구나.

주말 동안 편지를 보내도 출력을 안한다고 하니 아마도 월요일 주말 소식을 접했을 것 같네, 주말은 그럭저럭 보냈니?

너의 폰에 하성제일교회 민경익목사의 문자가 들어왔더구나,

그곳에서 교회에 적을 두었는지? 성경문구도 전송되었네.

너가 문자 볼 수도 없는데 어떻게 문자를 보냈는지 모르겠구나.

재현형이 훈련병때 초코파이가 먹고 싶어 교회에 다녔다는 말이 생각나구나,

딱히 간식을 챙기지 않아 식사 때마다 먹어도 뒤돌아서면 또 배가 고프다고 훈련생활을 생각하면 그 또한 이해가 된다.

가족에게 소식전하는 통로가 너의 자필밖에 없으니 오직 엄마의 일반통행 소식을 전할

수 밖에 없구나,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다.

너 역시 가족에게 전할 말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든다,

때론 어떤 소식에 대해 부모가 걱정할까 조심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또 상식과 달리 행동하는 여러 가지 양태에 대해 엄마랑 의견 나눌꺼리도 있을거야,

준호야, 

늘 하던 말이지만 좋은 경험과 추억은 이다음 두고두고 너의 인생에 밑거름이라 생각하며 비록 상황이 어려워도 잘 견뎌내기 바란다,

휴가가  면회할 때 너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할 날이 머지 않았을거야,

오늘도 마무리하면서 틈틈이 자기성찰의 순간도 되집어 보길 바란다.....사랑한다 .


준호야, 아침에 강아지랑 산책 다녀온 아빠가 그러네, 오늘 날씨가 매우 쌀쌀하다고? 추우면 무엇보다 훈련받는 너가 몸이 더 힘들까 걱정이되네, 여전히 훈련은 너에게 뜨거운 감자일거야, 동기들과 함께 해야 되는 일정이라 안 할수도 없고 마지못해 하는 일은 그리 흥미없을거야, 그래도 너가 입대하기 전 “당연한 일” 이라고 했듯이, 잘 견뎌 내리라 믿는다. 오늘 아침 재현형이 늘 무의미하게 시간보내는게 안타까워 아침에 엄마랑 같이 운전학원 등록하러 가자고 했다. 혼자서 필기 합격하고 실기만 하겠다고 했지만, 집에서 책한번 보는 일없는 것을 알고 있고 늘 게임만 하는 작태에 정말이지 미칠것 같더구나. 사람은 일정분의 독한 구석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공부에 흥미 없는 것을 탓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이들이 다갖고 있는 것이 내게 없다면 조금 욕심을 내야 되지 않을까 싶구나, 조금도 부끄럽거나 애달지 않는 점에 난 형의 뇌구조가 심히 이해가 되지 않네. 무엇보다 삶의 의욕이 적어 뭘해도 심드렁한 자세는 바로 자극과 목표가 뚜렷하지 않음에 기인한것 같다, 젊음의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본인은 잘 모른다, 지천명에 달해본 엄마로서는 금쪽같은 시간을 아무 목표없이 보내는게 답답하고 안타까워 내가 대신 공부해서 대학이라도 붙을 수 있다면 해 주고 싶다, 그렇지만 형은 너무 부모 의존형이라 뭐든 대충, 알아서 되겠지 하는 마음이 짙어서 사실은 걱정된다, 모두 엄마가 잘못 키운 탓이고 관심을 덜 둔 원인이겠지? 준호야 그곳생활이 여유없이 흐르겟지만 틈틈이 현재 나의 위치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삶의 방향과 목표도 간간히 세우고 점검해보는 준호가 되었으면 하구나. 편지가 너무 무겁고 답답한 이야기로 흘렀구나, 그래도 준호를 떠올리면 엄마는 마음이 따뜻해진다. 준호야, 훈련 끝에 갖은 휴식이 달콤하듯 엄마의 편지가 너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음 한다, 하루도 마무리 잘하고 쉬어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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