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

사계

와인매니아1 2005. 8. 1. 16:24



생각해 보면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나는 그 길을 통해 바깥 세상을 내다볼 수
있었고 또 바깥 세상으로도 나왔다. 그 길은 때로
아름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길을 타고, 사람을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니 웬일일까.


- 신경림의 <바람의 풍경> 중에서 -


*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길을 걸어 가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자연과도 마주합니다.
때로는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며 연민과 향수로
안타까와 했다가, 또 때로는 가야할 길에 대한
동경과 희열로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 걸어야 할 길, 더 살아가야 할 길,
이 두 길은 우리들에게 끊임 없는 도전과
용기를 주는 희망의 길입니다.


 

-사랑이 아무리 집요해도 그것이 스러진 뒤에는 그 자리에 오는

 다른 사랑에 의해 완전히 배척당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장소가 가지는 배타적인 속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랑, 새로운 사랑은언제나 가능한 것이다.

운명적이었다고 생각해온 사랑이 흔한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에 대한 냉소를 갖게 된다.

그렇다면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사랑에 빠지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얼마든지 다시 사랑에 빠지며,
자기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유지의 감각과 신랄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착 없이 그 사랑에 열중할 수가 있다.

사랑은 냉소에 의해 불붙어지며 그 냉소의 원인이 된 배신에 의해

완성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냉소적인 사람은 삶에 성실하다.

삶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언제나 자기 삶에 불평을 품으며 불성실하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中 -

 

'삶의 조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물과 썰물  (0) 2005.08.01
우리 부부야?/ 왠수야?  (0) 2005.08.01
물 빠진 연못...피노의 그림감상  (0) 2003.10.27
이유없는 항변에 대한 이유있는 응답  (0) 2003.09.28
이 맘때 쯤이면  (0) 200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