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리뷰(서평 모음)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에스쁘레소 2010. 10. 22. 08:25

 

알랭 드 보통의 지적인 재미와 감정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책,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알랭 드 보통-------

 

그의 대표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놀랍도록 기이한 첫 만남에서부터 점차 시들해지고 서로를 더이상 운명으로 느끼지 않게 되는 이별까지, 연애에 대한 남녀의 심리와 그 메카니즘이 철학적 사유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기술되어 있는 작품이다. 알랭 드 보통은 미국에서는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는데, 20대의 재기와 30대의 깊이가 뛰어난 조화를 이룬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로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새로운 글쓰기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 책은 전기 형식으로 문학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은 저자 특유의 유머와 상상력으로 버무린 인생학 개론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비롯한 프루스트의 편지와 메모들을 인용하며, 프루스트가 겪은 잡다한 사건들은 물론 사생활까지도 인정 사정 없이 들춰낸다.

그는 또한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으로 철학의 대중화를 시도해왔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에서는 철학사 속에서 일상적인 삶의 문제를 다룬 가장 탁월한 여섯 명의 정신에 눈길을 돌린다. 그리하여 돈의 결핍, 사랑의 고통, 부당한 대우, 불안, 실패에 대한 공포와 순응에의 압력 등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에 대해 소크라테스,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쇼펜하우어, 니체의 처방전이 소개된다.

2009년에 출간된 『일의 기쁨과 슬픔』은 로켓 과학자에서 비스킷 공장 노동자, 유조선 일등 항해사부터 택배 배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특유의 위트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자주 도망치고 싶은 이 ‘일’의 세계가 결국 우리 삶에 근본적인 ‘의미’를 주는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런던 히드로 공항에 상주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담은 『공항에서 일주일을』은 우리가 볼 수 없었던 공항의 다양하고 매력적인 면면들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이외에도 유머와 통찰력으로 가득한 철학적 연애소설 『우리는 사랑일까』,『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여행에 관한 에세이『여행의 기술』, 독특한 문학평론서 『프루스트 선생에게 물어보세요』, 불안에 관한 인간의 상념을 고찰한 에세이『불안』, 다양한 건축물을 조명한 『행복의 건축』 등의 저서가 있다.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오래된 물음인 『왜 나를 너를 사랑하는가』에 아주 명쾌한 답을 제시한 바 있는 알랭 드 보통. 그가 쓴 또 하나의 발랄하고 유쾌한 연애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사벨이라는 한 젊은 여성에 대한 전기, 혹은 보고서의 형식을 빌어 '전화를 늦게 받는 이유'와 같은 연애 과정 속의 미묘한 심리를 위트 넘치게 묘사한 작품. 지적인 재미와 감정적인 공감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다른 두 편 『왜 나를 너를 사랑하는가』와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에서 보여준 통찰력이 그대로 살아 있으며, 남녀가 연애할 때 겪는 보편적인 순간들을 매우 적절하게 정의하여 독자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이사벨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주인공이 들려주는 이사벨의 이야기, 주인공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이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남녀 관계를 비롯하여 개인과 개인이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이입은 다른 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능력이다.
대충 훑어보는 것으로 세상을 파악하려 하는 것은
우리의 자의적인 원근감에 의해 왜곡될 소지가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신발을 슬쩍 보는 것으로 그를 판단하곤 하는,
적어도 잠시 동안은 우리의 상대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일이 여전한 것은 아마 요행을 바라기 때문이거나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은 알랭 드 보통의 또 다른 연애소설이다.
이사벨이 라는 한 젊은 여성에 대한 전기 혹은 보고서 형식을 빌렸다.
모든 이들의 연애 과정 속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미묘한 심리 변화를
특유의 위트로 묘사한 작품이다.


과연 여행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었던 그의 또 다른 책
'여행의 기술'도 그러하듯이 이 작품도 지적으로 재미있고 감정적으로도
공감을 느끼게 한다. 작품 속 세 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남녀 관계를
비롯하여 개인과 개인이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