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준호야,
어제부터 본격적 훈련에 들어간다던데 훈련은 무사히 잘 마쳤니?
어떤 훈련이라도 이름 붙여진 훈련은 너에게 낯설고 다소 무리가 따르리라 생각이든다.
무엇보다 너처럼 훈련과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지 않는 아이들의 집합체이고 보니 서로 협력하고 때론 도움을 주는 관계로 5주 훈련을 마감해야 될거야.
그래도 지나고 보면 훈련소 생활이 재미있다고 회상하던데, 아무래도 동고동락하면서 힘든 과정을 보낸 것이 아마도 제일 추억꺼리가 될테지.
저녁이면 온몸이 피로에 물들어 쉬고만 싶을 너에게 이런 편지 몇 줄이 무슨 위로가 될까 싶지만, 엄마는 너를 기억하며 편지 쓰는게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걸로 위안 삼는지도 모른다.
너의 훈련이 8주가 아닌 5주라고 형이 그러더구나,
가장 어렵고 고달픈 이등병생활이 길어진다는 말이 되는 거지.
사회에서 귀동냥으로 들리는 것이 이등병 생활이 가장 힘들고 고생된다고 하지 않던?
엄마는 훈련소 생활이 차라리 8주로 채워졌음 하는 바램도 든다,
그만큼 엄마에게 이등병에 대한 선입견이 크게 작용하는 모양이다,
어제 엄마가 신년 운세를 보러갔었는데, 우리 가족 모두 무난하고 탈없이 지내다고, 특히 넌 무리없이 군대생활을 한다고 하니 마음이 놓인다,
사람이 마음이 답답하면 뭐든지 궁금하고 잡으려하는 심리가 작용하잖니?,
너가 입소하고 난후 불면증도 있고 또 개꿈도 많이 꾸고 이리저리 좌불안석에 놓인 사람처럼 걱정도 되고 그러하네.
다행히 듣기좋은 소리일 망정 별탈없이 군대적응한다고 하는 소리에 얼마나 반갑던지?.
준호야,
뭐든지 잘 먹고 같은 생활관 동기들과 틈틈이 교류하면서 값진 시간 만들도록 노력하고 또 관심 기울여봐라.
한번 주어진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걸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present"가 '선물'이 되고, 또한 지금 '현재'가 될 뿐이니 너에게 시간들이 의미있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오늘도 훈련을 잘 마감했을거지? 이런 과정을 지나 너의 여정에 조금 더 성장하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항상 사랑해.
1.2일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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