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한 후 처음으로 가장 큰보름달이 뜨는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정월대보름은 우리나라 세시풍속 중에서 중요한 날로 옛어른들은 설날보다 큰 명절이라 말한다. 달의 움직임을 통해서 시간을 알고, 농사의 흐름을 계산했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에서 '달'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특히나 보름달의 '꽉 차있음'은 풍요로움의 상징이다. 1년 중 처음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과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추석이 예전부터 중요하게 여겨진 이유다.
이 날은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다른이의 집 밥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하여
이웃 간에 오곡밥을 나누어 먹었다.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보름달에게 소원을 빌고 마을 곳곳에 달집을 세워 불로 태우는 풍습이 있었다. 해마다 청도에서 전국규모의 '쥐불놀이'를 해왔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정부와 지방 단체별로 준비해오던 정월대보름 행사는 취소 또는 축소됐다.
대보름에는 쌀, 보리, 조, 수수, 팥.. 오곡밥을 먹으며, 아침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룰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쥐불을 놓아 벌레를 없앤다는 쥐불놀이, 달집을 만들어 달이 떠오를 때에 태우면서 풍년을 빈다는 달집태우기, 농민들이 행렬을 이루어 집을 차례로 찾아가는 지신밟기 등 세속풍습이 행해진다.
지인들과 신광의 미나리 농장을 찾앗다. 주말이고 찬기운이 달아나 포근한 날임에도 도로는 한산한 겨울날씨를 닮았다. 오곡밥 대신 미나리에 삼겹살로 점심을 할 예정이었다. 향긋하리라 기대했던 미나리는 예상외로 질기긴 했지만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에 싱싱한 미나리의 콜라보는 나쁘지 않았다.
살짝 입에 댄 귀밝이술로 인해 한해 좋은 말만 하고 좋은 말만 들었음하는 바램이다. 미나리 먹으며 웃음이 묻어난 넉살담소에 소녀처럼 찌꺼기없는 미소로 많이도 웃기도 햇다. 주인장의 미나리 선물까지 보너스로 받고, 식사만으로 미진한지 환호공원 로스터리맨카페로 차한잔 여유를 가졌다.
고운 햇살이 부드러운 창가 자리에서 지인들은 추억속의 술과 돈에 대한 경험치를 주고받으며 또 그 이야기에 공감하며 대보름의 오후시간은 스르르 흐르고 있었다. 하루를 정리하고 나만의 고요한 시간이 필요해 다시 이디야의 산책숲을 찾아본다.
요즘은 어딜가나 한산하고 조용함이 눈에 확 들어온다. 우한폐렴의 공포에서 해방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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