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스케치
한잔의 술처럼 마실 수 있다면 그대 그리움을 마시고 싶다한잔의 술을 마셔 달래질 그리움이라면 밤새도록 취해도 좋겠다취하지 않고는 이밤도 보낼 수 가 없을만큼 그대가 보고 싶다힘든 내삶에 비틀거리고그대 그리움에 비틀거릴바엔 밤새도록 술이라도 마시고 싶다기억 한자락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흐트러지지 않았는데오늘은 술이라도 마시고 싶다내 모든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그대였는데 남은건 그리움뿐이다곁에 있어 좋았고 흔적만으로도 반가웠는데 지금은 너무 아프다술잔속에 그리움이 그대이기에 그리운 그대를 마시는것이다취하지도 않았는데,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눈가에 이슬은 왜 맺히는지! ....이게 아닌데다시 울지 않으려 했는데 오늘밤은 내가 왜 이럴까.다시 돌아 올거라고 비워둔 그대 자리에는고독이 마신셔버린 술병만 가득하다이별의 슬픔은 사랑한 시간에 비례하는 게 아닌가 보다이별의 아픔은 남겨진 추억에 비례하는 게 아닌가 보다사랑을 가슴에 쌓아만 두고차가웁기만 차가웁기만 하였더니님은 가고 사랑만 남아 슬픔으로 아픔으로 자라는 구나아껴둔 사랑 먹고 자라는 구나나는 아프지 않으려 슬프지 않으려다른 사랑에 기대지는 않겠다마음을 다해 사랑하지 못한 죄 값을 다 치를 때까지어둠이 그리움만큼 짙어진 때면 베개에 얼굴을 묻고 쏟아지는 참회를 흘려야겠다뜨거웁게 뜨거웁게 흘려야겠다새벽 찬란한 저 별빛 중에 어느 별은 죽음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내뿜을지도 모른다 이별이 있기에 사랑이 소중하고 아름다운것처럼 차라리 그리움으로 있을때가 좋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은 그리움과 아픔을 적은 글로 밤새워 내 마음과 이야기도 하고 창가에 머문 달빛과 함께 어울리지 않는 생각에 잠길때가 좋았다 그대 그림자가 실루엣으로 보여 신비감 속에 그대를 생각할 때가 좋았다 키가 큰지... 아님 마음이 착한지 시간이 많은지 등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을때가 정말 그때가 좋았다 그대로만 내 가슴에 남아 그리움 속에 머무르기를 바랬던 내 마음의 부르짖음은... 가을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그 속에서 같이 사라져 버렸어.. 세상은 쉬지않고 그 끝이 없는 심장을 움직이는데... 내 그리움은 이제 서서히 멈춤으로 가고 있어... 그대여 ... 그대로 그리움이 되어 남아주기를....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이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 간다 오래된 가을 / 천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