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들

뷸륜단상

와인매니아1 2005. 8. 29. 18:46
 

어느 새 사람들 사이에 불륜에 대한 화제가 유행이 되었는지

너도 나도 불륜에 대한 정보를 입에 올린다.

세계 어느 사회든 불륜을 용인하고 있지 않지만, 이 금지된 사랑의

열정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지구촌 곳곳에 숨어 타오르고 있다.

불륜은 문학과 예술 영역에서 허용되고 미화되는 인간의 욕망이지

실제에서는 철저히 억압되고 은폐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문명화 된 사회일수록 금기(禁忌)사항과 억압된 요소가 많은지라

다분히 법과 제도, 도덕과 관습에 대한 소리없는 저항을 일으키며

사회전반에 퍼져 나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불륜이 아닐까 싶다.


분명 불륜은 사회, 도덕적으로 만인의 지탄의 대상임은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불륜‘시험’에 대비한 것 마냥 회자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남의 경험을 통해 대리만족 차원에서.....


알다시피 결혼과 동시에 모든 기혼자들의 감정이 얼마 후면 딱딱히

굳어 버리는 시멘트반죽처럼은 아닐 것이다. 단 한명만 위해 자물쇠를

채워야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는 것은 더욱 아닐 테고 말이다.

사실 살다보면 자기 배우자 외에 단 한사람에게 연정 품어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적어도 평범한 사람인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TV를 혹은 영화를, 소설을 통해 가끔 주인공에게 흑심 품어보기도,

내 짝의 장단점과 비교하면서 혼자만의 은밀한 상상도 하지 않는가.


결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제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장애가 되는

시대는 지났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기에는 두렵다.

학수고대한 결혼이 사랑과 행복을 보장해 주는 보금자리로 여겼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면 의무와 위선의 껍데기를 쓰고 있는 날이 많다.


달콤한 결혼생활이 처음 느낌 그대로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부부는 여성, 남성 구분하기 애매할

정도의 중성으로 바뀌는 것이 어쩜 익숙함의 비애가 아닐까 싶다.

새색시처럼 부끄럽고 짜릿하던 감흥은 진짜 드라마 속에 연출될 뿐

가정에 들어오면 저절로 감정은 매 말라 비틀어진 나무가 되는 것이

몇 년 차 된 유부남 유부녀의 서글픈 현실일 것이다.



일전에 공전의 히트 친 드라마 불륜에 여러 말이 많았지만 비난하기

앞서 대부분 여성들이 이해하고 공감했다. 이는 바로 그 사랑이 솔직

하고 순수한 감정에 기초했기에 아름답다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마음 속에 그 드라마 주인공처럼 나도 저런 연인이 한명쯤 있다면 이런 부러움, 아쉬움이 교차된 기혼자들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돈과 능력, 외모 등 반듯한 배경이 전제되어 우리의 결혼과 행복을 지배받는 것에 비해 정서적 보호감과 인격적 대화로 순수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불륜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꼭 외도와 불륜을 꿈꾼다기 보단 인간적인 접촉, 탁한 소리내는 대화가 아닌 정상적인 대화, 자연스레 교류를 꿈꾸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들키면 불륜이요 안 들키면 사랑이라 하지 않던가!

나도 모르게 어느 날 찾아온 사랑의 향기를 소위 바람, 불륜으로 폄하라기 보담 순수한 사랑이라고, 참된 진실이라 당사자는 합리화 시킨다, 내 배우자와 다른 낯선 향기에 취해 이것이 그동안 그리워하던 사랑, 행복이라 착각하며 다시 사랑에 눈뜬 보봐리부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 아니던가!


건조한 일상에 허전한 마음이 자리 잡히고 가끔씩 정체모를 억울함도 두둥실 떠다니다보면 생활의 활력을 잃게 마련이다. 그 가운데 풍기는 낯선 향기는 고혹한 장미향보다 진해서 잊고 지낸 생의 의미와 존재를 짚어보기에 충분한 거리 일 것이다. 뒤늦게 행복은 이것이 아닐까 새삼 진리 깨닫는 구도자 심정이 된다. 그래서 특이한 사람만이 아닌 보편적 삶의 무늬를 그리는 사람도 다른 향기에 취하는 것이다. 어쩜 인간은 금기된 것을 위반하고 싶은 본능이 너나할 것 없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시발점이자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 이 사회는 기혼여성에게는 모든 관계의 정리를 요구한다, 가부장제 틀속에 시댁 일보다 친정 일에 매달리면 좋아하지 않고, 배우자 역시 남자친구 만나면 곱지 않는 시선 던지기 바쁘다. 남자들은 편하게 교류하는데 비해 여성에게는 제재가 많은게 현실이다, 건전한 관계일지라도 이성과의 교류를 금지하다보니 자연 이성에 대한 호기심은 커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예전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은데 단절만 요구하기엔 급박한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 사고가 아닐까?


결혼이란 제도로 사랑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적당한 변화와 노력만이 “또 하나의 사랑”을 막을 수 있는 현실이 아니겠나 싶다.

단순히 캐캐묵은 된장 맛 같은 정(情)만 믿기엔 부부간의 안정이 도전받기 좋은 시대에 우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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