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과 포근한 날씨, 미세먼지 없이 깨끗한 햇살이 퍼져잇다. 아침 공기는 쌀쌀하지만 봄마중 즐기기에 적당한 날이다. 화사한 오늘, 내 생일이다.
일주일 간격으로 남편과 내 생일이 잇어 무심한 아들보다 소심한 며느리가 신경이 다소 복잡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행사를 맞아 배려, 도리, 예의 등 기대해서는 안될것 같다. 흔히 기성세대들이 '알아서 행하는 센스, 경우, 상식' 을 기대하면 실망과 상처받기 일쑤다. 눈치없는 철부지들은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옆구리 찔러 절받기도 한 두번이지, 차라리 말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게 나을때도 잇다.
얼마전 아빠 생일에 밥만 먹고 사라진(?) 아들내외가 서운해 내 생일에는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오지 말라고 햇다.
결혼후 처음 맞는 남편 생일이라 편하게 식당예약으로 치루자고 전햇지만 혹시 일품요리 한가지라도 마련해 집으로 초대해주면 좋겟다는 내 생각은, 아무래도 기성세대의 허무한 로망에 불과하다.
생일이 큰 행사는 아니지만 식당에서 밥만 먹고 일어서는 철부지 아들내외를 보니 정말 정이 산산조각나며 흩어진다.
이번에도 실망과 서운함을 껴입을까 미리 예방주사를 놓앗더니 평소와 다른 낌새에 눈치 챗는지 아침에 오겟다고 한다.
남편 역시 그들의 방문이 반갑지 않으니 각자 일상처럼 보내자고 시크하게 말하는 폼새가 여간 서운한게 아니엿다.
여차저차 아침에 온 그들 손에는 한가지 음식도 마련되지 않은채 방긋 웃는다.
할수없이 준비한 미역국과 케잌을 꺼내 어설픈 내가 그들을 대접하는 모양새가 되엇다. 기가 막혀 웃어야될지 헷갈린다. 이제는 어떠한 기대나 감동도 애저녁에 내려놓아야 뇌가 쇼크먹지 않는다.
남편의 과분한 선물과 며느리의 정성들인 축하봉투에 감격해야할 생일이다.